제1회 공개 심포지엄 열려
일본 우익의 역사교과서 파문을 계기로 한·일 여성 학자들이 공동으로 역사 교재 편찬에 나섰다. 만만치 않은 이 작업을 위한 제1회 공개심포지엄이 5일 연세대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병설 전쟁과여성인권센터와 일본의 여성·전쟁·인권학회 주최로 열렸다.
천황제·위안부문제 핵심쟁점
윤정옥 전쟁과여성인권센터 이사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해 온 한·일 여성들이 두 나라의 역사를 함께 연구하기로 했다”며 공동 역사 교재 범위를 일단 두 나라의 과거가 함께 얽혀있는 일본의 조선 침탈 이후로 하고, 앞으로 두나라 학자들이 서로오가며 작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역사 교재는 식민지 시대 보통 여성들의 생활은 어땠는지, 식민지배의 압력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 등 삶을 총제적 실증적으로 서술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지만 이날 쟁점은 일본의 천황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모아졌다. 스즈키 유코 일본 고쿠지칸대학 강사는 “전후 천황제의 존속과 (전쟁책임) 면책은 일본의 역사인식을 본질적으로 왜곡했으며, 책임의식을 갖는 것을 방해했다. 천황제야말로 역사 수정주의의 최고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여성운동은 45년 이전에는 천황제 국민국가에서 국민으로서 지위와 권리를 요구하면서 전쟁협력자 노릇을 했고, 패전 후에는 `천황은 평화주의자로서 군부에 이용당한 것일뿐'이라는 급조된 신화에 동조하면서 가해자로서 반성하는 일에 눈감았다고 설명했다. 오오코시 아이코 긴키대학 교수는 “90년대 이후 일본의 주류 페미니스트들이 서구 중심의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을 일본의 전쟁책임을 회피하는 데 이용하고 있지만 더번(남아공) 인종차별회의에서 보듯 앞으로 제국주의 가해 책임이 전세계적인 문제로 다뤄지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위안부 문제는 성문제이지만 식민지 상황이라는 민족문제의 관점 없이는 규명될 수 없으며 민족주의 안의 다양한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민족주의 중시론과 “현재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 50년 동안 침묵해야 했던 피해자들의 삶을 드러내는 여성주의 관점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의 팽팽한 논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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