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할머니 심리·한방치료 사진전,수요시위도 열려..
광복절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역사와 교육, 인식 속에 올바르게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또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여성부는 9월말 펴낼 중·고교 국사 교사용 보조교재 <니들은 우째 구경만하노>의 집필을 최근 마무리했다. 최근 일본 우익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문과 함께 지적된 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보완해, 위안부 제도의 실상과 피해 상황을 우리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자료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소속 교사들이 제작한 이 교재에는 나눔의 집 테마소풍, 수요시위 참가, 위안부 자료 전시관 견학 등 학생들의 체험학습 사례, 관련 신문기사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등을 담았다. 기존의 학습지도안과는 달리 그림 노래 동영상 등을 모은 웹문서로 제작되며 2학기부터 전국 중·고교에 나눠줄 예정이다.
여성부의 황인자 권익증진국장은 “우리 역사교과서도 근현대사나 식민지 실상, 인권과 평화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이 자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성부는 생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생활안정 지원금을 주는 기존의 경제적 지원을 넘어, 이들이 후유증에서 벗어나 정신적, 심리적으로 편안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한방치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심리치료는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대구 시민모임, 나눔의집, 기독살림여성회 등 4개단체가 주축이 되어 서울, 경기, 전주, 대구 4개 지역 피해자 34명을 대상으로 음악치료, 인간관계 훈련 등으로 실시한다. 또 이 기간 동안 대한여한의사회는 침과 뜸, 부황, 물리치료, 한약 등 한방치료를 통해 육체적 후유증을 치유한다.
한국정신대연구소는 9월 7일까지 서울 당산동 연구소에서 `이제는 우리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중국 거주 위안부 피해자 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연구원들이 중국 곳곳을 누비며 찍은 피해자들의 사진이 소개된다. 이국 땅에서 고향을 그리며 쓸쓸히 늙어가는 피해자들의 모습과 고향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사진들을 통해 위안부 피해가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평생 피해자들의 삶을 옥죄고 있음을 보여준다.
8월15일 오전 11시30분부터는 56돌 광복절을 기념하는 472번째 수요시위가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열린다. 일본의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문화공연을 펼친 뒤,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반대와 군국주의 부활 저지를 위한 한·일 연대 평화시위도 벌인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KBS-1 텔레비전이 피해자 황금주 할머니의 삶의 족적을 따라가며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한·일 사이의 과제를 생각해본 다큐멘터리 <황할머니의 아주 특별한 수업>을 방영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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