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죽도 밥도 아닌 '위안부' 대책…오물치우기 어려워"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8-01-10 09:32
- 죽도 밥도 아니지만…고육지책
- 朴정부 실책, 바로잡기 쉽지 않아
- 10억엔 정부 충당? 내용적 파기
- 일본도 대범하게 받아들여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창일(민주당 의원)
"2015년 12월에 이루어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겠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어제 발표한 내용입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안을 밝힌 자리였는데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일본 양측이 다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전면 무효화해야지 이게 무슨 일이냐 이렇게 반발하시는 거고요. 일본에서도 한국의 합의 미이행을 우리는 용납할 수가 없다, 이렇게 나서는 겁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대표적인 일본통이시죠.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강 의원님,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국회의원. (사진=자료사진)◆ 강창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어제 강경화 장관의 발표, 어떻게 보셨어요?
◆ 강창일>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정말 일본 정부에서도, 당사자인 우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발표였습니다.
◇ 김현정>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다' 저는 사실은 여당 의원을 모셨기 때문에 그렇게 강하게 말씀하실 줄 몰랐는데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좀 실망하셨어요?
◆ 강창일> 실망보다도 참 얼마나 정부가 어려웠는지 고육지책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지난 정권에서 잔뜩 뿌려놓은 오물 쓰레기들을 청소하는 과정에 있는데. 우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나 일본이나.. 둘 다 용납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어려움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이 상황을 아마 정부도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이 방법밖에 외교적으로 풀 방법이 없지 않았겠느냐, 이런 말씀이세요?
◆ 강창일> 그렇습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 김현정> 사실 강 의원님은 위안부 합의 초기부터 '이건 재협상해야 한다, 아니면 파기해야 한다' 이렇게 강하게 주장하셨던 분이잖아요. 그런데 그렇게는 정말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까?
◆ 강창일> 일본은 우리의 비판의 대상이기도 한데 또 협력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일관계의 정상화시켜야 되는 그런 큰 과제를 우리는 안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안부 문제가 비정상이 계속되면 안 되는 어려움을 현 정부는 끌어안고 있는 상황이고요. 원칙은 원칙대로 이야기를 하면서, 또 정부의 정책의 원칙성은 이행해 나가면서 한일 관계를 정상화시켜나갈까 하는 데서 나온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설명만 들어도 복잡합니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이것도 챙겨야 되고. 애초부터 하지 말아야 할 합의를 덜컥 하고 나니까 뒤에 풀 방법이 안 떠오르는 거군요?
◆ 강창일> 그래도 대원칙은 많이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일본 정부에.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진정한 변화를 촉구하는 그런 거죠.
◇ 김현정> 일각에서는 이렇게 해석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우리가 왜 10억 엔을 안 쓰겠다고 했잖아요. 일본으로부터 받아든 합의금 10억 엔, 이미 40%는 원하시는 할머니들한테 드린 상태인데. 그거를 정부 돈으로 메워서 10억 엔 만든 다음에 한 곳에 예치해 두겠다, 안 쓰고 두겠다. 돌려주지도 않고 쓰지도 않고 그냥 두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 파기 안 했지만 사실상 파기를 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 뜻을 일본에 표현한 거라고 해석한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창일> 사실 그래요.
◇ 김현정> 그래요?
◆ 강창일> 우리 10억 엔 받은 게 아주 잘못이었거든요.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팔아먹은 게 된 것’이기 때문에.
◇ 김현정> 할머님들이 화내시는 부분들이 그 부분이죠.
◆ 강창일> 그 부분이에요. 그 전 정권이 무식해서 그래요. 그래서 이번에 10억 엔을 한국이 갖고 있는 거죠. 돌려주면 일본이 안 받을 게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안 받죠.
◆ 강창일> 완전한 파기는 아니면서 10억엔은 우리가 갖고 있겠다. 그러면서 내용적으로 파기와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일본 정부하고 이 돈을 어떻게 할 것인가, 협의해 나가야죠, 지금부터. 그래서 어떤 위로사업에 써야 할지, 아니면 우리 정부도 이런 사업을 위해서 본격적으로 나선다거나, 이런 게 있을 수 있는데. 일단은 내용적으로는 파기고 형식적으로는 파기가 아니다. 그래서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이런 식의 용어를 쓰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합의문을 찢고 않고 지니고는 있지만 합의대로 하지는 않겠다. 실재하지만 우리한테는 없는 거다, 뭐 이런 거네요? 있지만 없는 것.
◆ 강창일> 있지만 없는 것, 바로 그런 식의 표현이 좋을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이 당장 화를 냅니다. 일본이 강경화 장관 발표 직후에 외무상 입장을 냈습니다.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다. 합의 미이행은 절대로 우리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저는 이 말 들으면서 그냥 이렇게 말만 하고 그칠 것이냐. 아니면 일본이 무슨 어떤 후속조치라도 취하는 건 아닌지. 관광이라든지 무역이라든지 이런 쪽으로 뭔가 후속조치까지 가는 건가. 어떻게 보세요?
◆ 강창일> 지금 저는 일본이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한국의 지금 어려움을 일본도 이해해 줘야 한다. 이게 보시라. 진정 당신들도 한일관계 정상화를 지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대범한 입장에서 받아들여서 담대하게 이것을 수용해서 정상화시켜야겠다는 그 틀 위에서 서로가 논의해야 된다' 이렇게 일본 정부 측에 촉구하고 싶고요. 반발하는 게 이해 안 되는 건 아닙니다.
◇ 김현정> 일본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왜냐하면 어쨌든 우리의 전 정부, 정부하고 맺은 합의니까. 이게 칼 들고 강제로 맺은 합의도 아니었으니까.
◆ 강창일> 그렇죠. 그런데 처음부터 잘못됐고. '최종적‧불가역적'이라는 이상 야릇한 용어를 가지고 자꾸 우리한테 갖다 대는데, 일본이 오히려 불가역적 최종적 해결이라고 하면서,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까? 걸핏하면 위안부 문제를 꺼내고 한일관계를 어렵게 했지 않습니까? 일본도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봐야 되고. 일단 일본 정부도 한국과 일본, 한일관계 정상화 이런 식의 큰 틀. 인정하면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내부의 여론. 특히 당사자 할머님들의 분노를 안다면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우리가 '재협상하자, 파기하자'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준 것만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 강창일> 네, 바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 한일의원연맹 회장이시잖아요, 혹시 일본 쪽 의원들 반응들 개인적인 반응들. 실명은 거론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런 거 받으신 거 있으세요?
◆ 강창일> 많이 대화를 하고 있고 잘 설명도 해 줬습니다.
◇ 김현정> 의원들 개개인은 이해를 좀 합니까?
◆ 강창일> 충분히 이해하는 분들도 있고요. 또 한일의원연맹에는 친한파 의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려움을 많이 이해하는 편이죠.
◇ 김현정> 이해하는 편입니까?
◆ 강창일> 그분들이 '좀 나서서 일본 정부 노력을 하겠다' 이런 얘기도 들었습니다.
◇ 김현정> 강창일 의원 만나는 한일의원연맹 의원들은 친한파, 지한파 의원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보수 의원들 그런 경우에는 전혀 반대 의견일 수도 있어서요. 설득의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겠네요.
◆ 강창일> 중요하죠. 우리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우리도 이제 할머니들 위로도 해 줘야 되고. 또 거꾸로 ‘왜 그런 식으로 하느냐’는 우리 전 정권의 후예들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사람들도 비판을 하겠죠. 자기가 오물을 뿌려놓고서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큰 흐름 이것을 엎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일본이 큰 틀에서 큰 방향에서 우리를 우리 정부를 이해해 준다고 치더라도. 후속조치로 어떤 보복조치 같은 것까지 안 한다 하더라도. 이 합의문을 무효화하는 것에 대해 인정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자신들에게 워낙 유리한 합의이기 때문에. 그럼 이거는 사과 못 받고 그럼 결국 가는 겁니까?
◆ 강창일> 아니요.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합의문의 정신과 취지는 좋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에게 반성하고 사죄하는 부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취지는 좋았는데. 내용, 구체적인 내용에 가면 아주 잘못됐다는 거죠. 그 취지, 정신을 어떻게 살려나가야 하느냐, 이것은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지금부터 긴밀히 협의해 나가면서 본래의 취지, 정신대로 내용도 채워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분석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잘 됐으면 좋겠는데 과연 일본이 그것에 공감을 하고 따라와줄지. 이 부분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싸움이 시작이 됐네요.
◆ 강창일> 저는 일본과 일본 나라와 일본 국민을 위해서 과거사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국제사회에서 한번 잘못 끼운 단추는 이렇게 다시 끼우는 게 어렵구나. 그래서 외교가 중요하구나. 절감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강 의원님, 고맙습니다.
◆ 강창일> 수고하셨습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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